FA-50 항공기 폴란드 공군 도입: 예고된 패배의 연대기
FA-50 항공기 폴란드 공군 도입: 예고된 패배의 연대기
보고서 요약
1. 서론
본 보고서는 폴란드 국방부가 도입한 한국산 FA-50 전투 훈련기 사업에 대한 문제점들을 다룬다. 2024년 9월 12일 제17차 의회 회의에서 시민연단(Civic Coalition)의 요안나 클루직-로스트코프스카(Joanna Kluzik-Rostkowska) 의원이 FA-50 항공기의 전투 가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시작되었다. 체자리 톰칙(Cezary Tomczyk) 국방부 차관은 FA-50이 "아마도 세계 최초로 전투 능력이 없는 전투 훈련기"라고 언급하며, 전 국방부 장관 마리우시 브와슈차크(Mariusz Błaszczak)가 이 항공기를 위한 무기 구매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2. FA-50 도입 과정의 문제점
미국과의 연관성 및 이해 상충 문제:
2022년 5월,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국방부 장관은 FA-50 도입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국방부 군비정책국 부국장이었던 마테우시 사로시에크(Mateusz Sarosiek)가 대표단에 참여했다.
그는 이전에 미국 회사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을 위해 로비 활동을 했던 CEC 그룹에서 근무했으며, 록히드 마틴은 FA-50 제조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주요 주주이다. 사로시에크는 폴란드와 미국 이중 국적자이다.
CEC 그룹 CEO 마렉 마트라셰크(Marek Matraszek)는 사로시에크가 FA-50의 전신인 T-50 사업에 관여했음을 인정했으나, 국방부에서의 업무와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그러나 익명의 항공 전문가는 "동일 인물이 제품을 홍보하고, 동시에 제조업체와 접촉하여 공공 기관을 위해 구매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사로시에크는 안토니 마체레비치(Antoni Macierewicz) 전 국방부 장관 재직 시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목표로 한 팀에 속해 국방부에 합류했다.
국방부는 사로시에크의 협상 참여는 확인했지만, 이로 인한 이해 상충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불리한 계약 조건:
2022년 9월 16일, 폴란드는 한국과 두 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첫 번째 계약은 12대의 FA-50 GF 항공기(약 $7억 5백만)에 대한 것이며, 이는 최종 항공기 도입 전까지 공백을 메우는 "갭 필러(gap filler)" 역할을 한다.
두 번째 계약은 36대의 FA-50 PL 항공기(약 $23억)에 대한 것으로, 폴란드 공군의 요구 사항에 맞춰 개량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계약은 한국 측에만 "극히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폴란드 측은 대규모 계약에서 통상적으로 체결되는 절충교역 (offset agreement)을 한국 측에 요구하지 않았다.
이는 투자, 기술 이전 또는 산업 협력을 통해 계약 가치의 일부를 보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폴란드는 FA-50 항공기의 유지보수 역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군비청(Armament Agency)은 FA-50GF/PL 무기 시스템 조달 과정에 폴란드 무기 그룹(PGA)의 역량 정의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FA-50은 "분석-개념 단계(Analytical-Conceptual Phase, FA-K)"를 완료하지 않고 구매되었으며, 이는 무기 조달의 핵심 단계로 장비의 필요성을 분석하는 과정이다.
폴란드가 구매한 "폴란드 버전"의 항공기는 계약 당시 존재하지 않았고, 현재도 지연되고 있다.
만약 폴란드 측이 요구하는 미국산 고급 장비가 FA-50에 통합되면, 한국은 폴란드 자금으로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얻게 되어 다른 국가에 성공적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3. FA-50의 전투 능력 및 기술적 한계
F-16과의 성능 차이:
FA-50은 폴란드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F-16 전투기의 모든 시스템과 통합될 것이라는 "미니 F-16"으로서의 가정을 기반으로 했으나, 이는 비현실적이었다.
미국에게 FA-50은 F-16의 경쟁자였으므로, 더 저렴한 "미니 F-16"을 구매하도록 할 이유가 없었다.
FA-50은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한 항공기였으며, 러시아와 같은 심각한 적과의 대칭 전쟁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FA-50은 F-16에 비해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제한 사항을 가지고 있다.
소스 코드 접근 불가: "폴란드 버전" FA-50의 주요 제한 사항은 항공기 소스 코드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미국이 이 코드를 통제하고 있으며, 이는 심지어 한국 제조사조차 접근할 수 없다. 무장 탑재량: FA-50의 최대 탑재량은 4.5톤으로, F-16의 7.7톤에 비해 적다.
성능: FA-50은 최대 속도, 운용 고도, 최대 비행 거리(F-16의 4,200km에 비해 1,800km)에서 F-16보다 열등하며, 상승률과 전반적인 기동성도 떨어진다.
손상 취약성: 크기가 작고 단순한 항공기이므로 전투 상황에서 손상에 더 취약하다.
무기 체계 통합 문제:
폴란드 측은 FA-50에 AIM-120 AMRAAM(사거리 최대 180km)과 AIM-9 Sidewinder(사거리 18~35km) 미사일의 통합을 요청했다.
계약 체결 당시, 미국이 이 미사일 통합에 동의할지 여부는 불확실했다.
현재 국방부는 "폴란드" FA-50에 AIM-9L 미사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지만, AIM-9L은 1970년대에 도입된 구식 미사일로 전투 능력이 제한적이며 현대 전장에서는 성능이 좋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국경 순찰이나 드론 격추에는 사용될 수 있지만, 러시아와 같은 심각한 적과의 공중전에는 확실히 사용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더 현대적인 AIM-9X는 조종사의 헬멧과 연동되어 조준할 필요가 없고, 열원뿐만 아니라 가시 스펙트럼으로도 유도되어 혼동하기 어렵다.
AIM-9X는 최대 35km의 사거리를 가지는 반면, AIM-9L은 최대 18km이다. 더욱이, 현재 도입된 AIM-9L 미사일은 리스 형식이며, 특정 기간 후 반납해야 한다.
12대의 항공기에 겨우 24발의 미사일만 리스한 것은 "터무니없는" 수량으로 평가된다. AIM-9X 미사일 통합 문제는 "계약 체결 당시 폴란드 측은 미국 정부의 AIM-9X 미사일 FA-50PL 항공기 통합 동의를 얻지 못했지만, 현재는 동의를 얻었다"고 군비청은 인정했다.
그러나 언제 통합될지는 불분명하며, 전문가들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AIM-120 AMRAAM 미사일의 경우, 폴란드 측은 한국 측에 통합 연구 개발만을 요구했으며,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이어서 실제 적용 가능성조차 불확실하다.
만약 통합이 가능하다면, 통합 비용은 미국 측에서 결정하며, 이는 "수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통합이 불가능하다면, 이 항공기의 존재 자체가 의문시될 수 있다.
특히 이 항공기에 장착된 AESA 레이더는 AIM-120 AMRAAM 미사일 유도를 위해 특별히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4. 지연 및 책임 회피
최초 폴란드 FA-50 항공기의 현대화된 버전의 첫 비행은 올해 말로 예정되었으나, 이미 1년 반의 초기 지연이 예상되며, 더 큰 지연의 전조일 수 있다.
일반적인 사업 원칙에 따르면 제조사는 납품 지연에 대해 계약 벌금을 지불해야 하지만, 군비청은 "영업 비밀"을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다.
한국 제조사 KAI는 지연이 "특정 시스템 통합과 관련된 외부 요인" 때문이라고 밝혔고, 폴란드 국방부도 "주문 당사자의 통제를 벗어난 다양한 이유" 때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식적으로 양측 모두 지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KAI의 비공식 소식통은 계약에 지연에 대한 벌금 조항이 포함되어 폴란드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지만, 지연의 원인은 미국 무기 통합 협상 지연에 있다고 주장했다.
5. 항공기의 현재 상황 및 활용 문제
군비청과 공군사령부 내부에서는 이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상층부의 정치적 영향으로 인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레네우시 노바크(Ireneusz Nowak) 공군사령관은 FA-50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진급했기 때문에 사업을 포기하기 어렵다. FA-50은 전투 능력이 부족하여 F-16 및 F-35 조종사 훈련에 활용될 수 있지만, 이마저도 문제가 있다.
훈련용으로는 더 저렴하고 우수한 M-346 AJT 항공기가 사용되고 있으며, 이 항공기는 폴란드 공군이 사용하는 F-16 및 F-35의 모든 종류의 무기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그러나 FA-50은 아무것도 시뮬레이션하지 못한다. M-346 AJT는 미 공군 인증을 받아 훈련을 마친 학생들이 미국에서 추가 훈련을 받을 수 있지만, FA-50은 이러한 인증을 가지고 있지 않다.
6. 감사 및 결론
2024년 10월 국방부는 감사원에 FA-50 구매 과정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으나, 감사원 대변인은 아직 포괄적인 감사가 진행되지 않았으며, 부분적인 내용은 기밀 조항으로 인해 공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FA-50 계약 체결 이후 몇 년이 지났지만, 최종 폴란드 버전의 항공기가 언제 폴란드에 도착할지는 불확실하다.
현재 도입된 기본 GF 버전의 "갭 필러" 항공기조차 전투 능력이 부족하다.
종합적으로 볼 때, FA-50 도입 사업은 복잡한 이해 상충, 불리한 계약 조건, 기술적 한계, 그리고 무기 체계 통합 및 납품 지연으로 인해 폴란드에 막대한 재정적 부담과 전력 공백을 초래하고 있으며, 그 책임 소재 또한 불분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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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폴란드 언론사 Onet에 실린 FA-50관련 부정적 의견의 기사입니다.
한국 업체를 변호하자면, 폴란드 형상의 개발 및 인도 지연은 폴란드 정부가 책임지고 제공해야 하는 관급품목(Government Furnishied Equipment)을 미 정부의 수출승인이 지연되어 제 시간내에 제공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와 비슷한 개발 사업을 진행할 때에도 필요한 부품 및 장비의 미 정부의 수출 승인이 지연되어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는 아주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계획했던 시간을 맞추어 개발이 진행되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 정도로 자주 발행하는 일입니다.
기사 초반에 나오는 내용을 보면 지난해 폴란드 의회에서 국방부의 톰칙 차관이 FA-50항공기의 전투 능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FA-50의 계약은 전임 정부가 계약한 내용이라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전임 정부에 책임 떠넘기기 성격도 어는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방산업체가 이러한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슬기롭게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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